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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의 대통령과 국회는 누구일까: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로 보는 지방자치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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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독서가

뉴스에서 시장이 새 정책을 발표했다거나 시의회가 예산안을 깎았다는 소식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시장과 시의회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서로를 견제하는지 정확히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특별시, 광역시, 도, 시·군·구 같은 행정구역의 이름을 정리했습니다. 이번 글은 그 구역을 누가, 어떻게 다스리는가에 초점을 둡니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차이를 짧게 짚은 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관계, 지방의회의 핵심 권한, 4년마다 돌아오는 지방선거의 의미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지방자치의 두 층: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지방자치는 지역의 일을 그 지역 주민과 주민이 뽑은 대표가 스스로 결정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두 층으로 나뉩니다.

  • 광역자치단체: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 도, 특별자치도가 여기에 속합니다.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경기도처럼 넓은 지역을 묶는 단위입니다.
  • 기초자치단체: 광역자치단체 안에 있는 시, 군, 자치구입니다. 경기도 안의 시와 군, 서울특별시 안의 자치구가 대표적입니다.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는 기초자치단체가 따로 없습니다. 제주시나 서귀포시는 이름에 '시'가 붙지만 주민이 시장을 뽑지 않는 행정시입니다. 또 수원시나 성남시처럼 인구가 많은 시에 있는 일반구는 자치구가 아니어서, 구청장을 선거로 뽑지 않고 시장이 임명합니다. 같은 '구청장'이라도 서울 강남구청장은 선출직이고 일반구의 구청장은 공무원이라는 차이가 생기는 이유입니다.

정리하면, 선거로 단체장과 의원을 뽑는 곳이 곧 자치단체입니다. 이 기준을 기억해 두면 뒤에 나오는 내용이 훨씬 쉽게 이해됩니다.

아래 영상은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그리고 지방선거의 기본 개념을 소개하는 자료입니다. 제목으로 보아 행정구역의 층위와 선거 제도를 함께 다루는 입문용 설명으로 보이니, 글과 나란히 보며 개념을 정리하는 데 활용해 보세요.

동네의 대통령과 국회: 집행기관과 의결기관

각 자치단체에는 두 개의 기관이 나란히 있습니다. 하나는 일을 실제로 집행하는 자치단체장, 다른 하나는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고 감시하는 지방의회입니다.

집행기관, 자치단체장

광역에서는 특별시장, 광역시장, 도지사가, 기초에서는 시장, 군수, 구청장이 자치단체장입니다. 단체장은 그 자치단체를 대표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하며, 예산을 실제로 집행합니다. 도로 정비, 복지 서비스, 쓰레기 처리, 지역 축제처럼 주민이 일상에서 접하는 행정 대부분이 단체장의 지휘 아래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흔히 '우리 동네의 대통령'에 빗대어 말합니다.

단체장의 임기는 4년이며, 계속해서 재임할 수 있는 것은 3기까지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지나치게 오래 권한을 쥐지 않도록 하려는 장치입니다.

의결기관, 지방의회

광역자치단체에는 시의회나 도의회가, 기초자치단체에는 시의회, 군의회, 구의회가 있습니다. 지방의원도 주민이 직접 뽑고 임기는 4년입니다. 지방의회는 지역의 규칙을 만들고, 예산을 확정하고, 단체장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살핍니다. 국회가 법을 만들고 정부를 감시하는 것과 닮아 '우리 동네의 국회'라고 부를 만합니다.

왜 둘로 나누었을까

이처럼 집행하는 기관과 결정·감시하는 기관을 분리해 서로 맞서게 하는 방식을 기관대립형이라고 합니다. 단체장이 혼자 예산을 정하고 혼자 쓰면 권한 남용을 막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돈을 쓰는 쪽과 쓰임새를 승인하는 쪽을 나누고, 양쪽 모두 주민의 선거로 정당성을 얻게 한 것입니다.

견제는 한쪽 방향만이 아닙니다. 지방의회가 의결한 조례나 예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단체장은 다시 의결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재의요구라고 합니다. 반대로 의회는 단체장과 공무원을 출석시켜 질문하고, 감사와 조사를 통해 집행을 점검합니다. 대통령의 거부권과 국회의 국정감사가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와 비슷합니다.

다만 비유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지방의회가 만드는 규칙은 법률이 아니라 조례이고, 자치단체의 권한은 헌법과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 있습니다. 지방자치는 국가와 별개의 나라가 아니라 국가 안에서 일정한 자율을 누리는 제도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지방의회는 무엇을 하는가: 세 가지 핵심 권한

지방의회의 일은 여러 가지지만, 주민의 생활과 가장 가깝게 맞닿은 권한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1. 조례 제정

조례는 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 만드는 지역의 규칙입니다. 출산 장려금 지급, 청년 지원, 공공시설 이용료, 금연 구역 지정처럼 동네마다 다른 제도는 대부분 조례에 근거합니다. 이웃 도시와 지원금 액수가 다르거나 지원 대상이 다른 이유도 대개 조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조례안은 단체장이 낼 수도 있고 지방의원이 낼 수도 있으며, 일정 요건을 갖추면 주민이 직접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 벌칙을 정하는 내용은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합니다. 조례가 무엇이든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2. 예산 심의와 결산 승인

단체장은 다음 해 예산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하고, 의회는 이를 심의해 확정합니다. 의회는 불필요해 보이는 사업비를 줄일 수 있지만, 단체장의 동의 없이 지출을 늘리거나 새 항목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돈을 쓰자고 제안하는 쪽과 그 제안을 깎을 수 있는 쪽이 나뉘어 있는 셈입니다.

한 해가 끝나면 예산이 계획대로 쓰였는지 결산을 승인하는 절차도 거칩니다. 예산 심의 기간에 지역 언론이 '의회가 ○○사업 예산을 삭감했다'고 보도하는 장면은 바로 이 권한이 작동하는 모습입니다.

3. 행정사무감사와 조사

지방의회는 해마다 자치단체의 행정 전반을 점검하는 행정사무감사를 합니다.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예산이 낭비되지 않았는지, 민원 처리에 문제가 없는지를 따집니다. 특정 사안에 의혹이 있으면 따로 조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본회의나 상임위원회에서 단체장과 공무원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시정질문을 통해 수시로 행정을 감시합니다.

이 권한들을 함께 보면 지방의회의 역할이 분명해집니다. 규칙을 만들고, 돈의 쓰임을 정하고, 그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4년마다 한 번, 지방선거가 갖는 의미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모두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함께 뽑습니다. 4년마다 같은 날 전국에서 치러지며, 한 번 투표장에 가면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받게 됩니다.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선거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 광역자치단체장 (시장, 도지사)
  • 기초자치단체장 (시장, 군수, 구청장)
  • 광역의원 (지역구, 비례대표)
  • 기초의원 (지역구, 비례대표)
  • 교육감

교육감은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를 맡는 별도의 기관으로, 일반 행정과 분리된 교육자치를 상징합니다. 사는 곳에 따라 투표용지 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초자치단체가 없는 세종이나 제주에서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뽑지 않습니다.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보다 관심이 덜한 편입니다. 그러나 집 앞 도로,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지원, 동네 도서관 운영 시간처럼 생활에 바로 닿는 결정은 이 선거로 뽑힌 사람들이 내립니다. 특히 기초의원은 후보가 여러 명이고 얼굴과 이름이 낯선 경우가 많아, 공약을 살피지 않고 투표하기 쉬운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한 표의 무게가 큽니다.

주민으로서 지방자치에 참여하는 방법

지방자치는 선거일 하루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평소에도 주민이 활용할 수 있는 통로가 있습니다.

  1. 의회 회의록과 예산서 확인하기: 대부분의 지방의회는 누리집에 회의록을 공개하고, 자치단체도 예산 정보를 공개합니다. 관심 있는 사업이 어떻게 논의되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지역구 의원에게 의견 전하기: 내 지역구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이 누구인지 알아 두면 생활 불편이나 제안 사항을 전달하기 쉽습니다.
  3. 주민조례청구와 주민참여예산 활용하기: 요건을 갖추면 주민이 조례를 제안할 수 있고, 많은 자치단체가 주민이 예산 편성에 의견을 내는 제도를 운영합니다. 구체적인 요건과 절차는 자치단체마다 다르니 해당 누리집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선거 전에 공약 비교하기: 선거 공보물과 후보자 정보 공개 자료를 보고, 단체장 후보는 실현 가능성을, 의원 후보는 감시와 견제 의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주민소환처럼 임기 중인 단체장이나 의원의 책임을 묻는 제도도 있지만, 요건과 절차가 까다롭고 법적 쟁점이 얽힐 수 있으므로 실제로 추진하려면 선거관리위원회나 법률 전문가에게 정확한 안내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동네 뉴스를 읽는 새로운 눈

자치단체장은 집행하고, 지방의회는 결정하고 감시합니다. 광역과 기초라는 두 층마다 이 구조가 반복되고, 그 모든 자리를 4년마다 주민이 다시 정합니다. 이 틀을 알고 나면 '시장이 발표한 사업'과 '의회가 깎은 예산'이라는 두 기사가 사실은 하나의 견제 과정이라는 것이 보입니다. 다음에 지역 소식을 접할 때 그 결정을 누가 내렸고 누가 점검했는지 한 번 따져 보면, 멀게만 느껴지던 지방자치가 훨씬 가까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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